"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작금의 정치 상황을 외면하는 학생들의 양심을 준엄하게 지적하는 화제의 '고려대 대자보'의 확산에 조선일보가 정치적 개입과 순수성이 의심된다는 논조의 기사를 통해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 2013년 12월 10일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생이 작성한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됐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과거 전태일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노동법’에도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다”고 우려된다는 주장을 담았다.
고려대 대자보 의미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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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고 말 한 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이라고 일침을 가하며 한국 사회의 양심인 대학생들에게 참여와 분노를 낮은 톤으로 권유했다.
고려대 대자보의 확산 우려를 겨냥한 조선일보 물타기 기사 화제!
이에 한국 최고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대표적이 보수 신문 조선일보가 2013년 12월 14일자 기사를 통해 고려대 대자보의 대학가 들불 확산 분위기를 우려하며 물타기를 시도하는 기사를 내 놓으며 다시 한 번 고려대 대자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아래 조선일보 기사 전문!)
안녕들하십니까’ ‘고려대 대자보’
고려대학교 한 경영대생이 지난 10일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교내 게시판에 붙인 대자보가 좌파 네티즌들의 폭발적 호응 속에 확산하고 있다.
고려대 대자보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고려대 대자보를 쓴 대학생은 민주노총 산하 전국철도노조가 ‘서울 수서발 고속철도(KTX) 운영회사 설립 이사회 중단’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열차 운행을 지연·취소시킨 파업사태를 ‘민영화 반대’로 단순화시키며 선동적 논조로 ‘안녕히 가만히 있는’ 대학생들을 꾸짖는다.
철도노조는 해당 이사회가 '민영화 사전 단계'라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민영화 가능성은 0.1%도 없다"고 못박으면서 파업자 전원을 직위해제했다. 민영화 반대는 구실일 뿐이고 파업의 속내는 다른 데 있다는 판단이다.
고려대 대자보는 이러한 구도를 싸그리 무시한채 일방 주장만을 사실처럼 전제한 뒤, 학생들에게 “외면하지 말라”며 감정적인 호소를 이어간다.
이 고려대 대자보는 오마이뉴스가 처음 소개했고, 노동당 당원 등의 트위터를 통해 11일 무렵부터 온라인에서 폭발적으로 퍼져나갔다. 뒤를 이어 경향신문과 다음·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들이 관련 기사를 확대 재생산했다. 14일에는 오프라인 시위까지 계획되고 있다.
한편 14일 온라인에서는 이른바 ‘안녕들하십니까 고려대 대자보’의 필자가 과거 진보신당 일인시위에 동참했던 당원이라는 내용도 확산하고 있다.
‘안녕들하십니까 고려대 대자보’에 대해 네티즌들은 “고려대 대자보, 그냥 감정에 호소하는 선동문일 뿐이던데…”, “고려대 대자보, 일부 네티즌이 인터넷을 어떻게 휘두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 등의 반응이다.
고려대 대자보 순수성 지적 조선일보 기사 전문!
조선일보의 주장에 의하면, 민영화는 철도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사실처럼 전제한 뒤, 학생들에게 “외면하지 말라”며 감정적인 호소를 끌어내려는 선동수단이며, 특히 대자보를 주도 게재했던 학생이 순수한 학생 신분이 아닌 과거 진보신당 일인시위에 참여했던 전문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순수성이 의심된다는 논조를 폈다.
이에 네티즌들은 "그냥 단순한 선동 대자보일 뿐이던데로 끝을 맺는 조선일보야말로 미친 기사 제목이다!", "기사 이름도 안 뜨는 조선닷컴발 기사, 대자보 쓴 학생도 최소한 자기 이름은 까고 쓴다! 그게 더 선동질이다!"며 대부분 격한 반응을 드러냈다. 아래 고려대 대자보 전문 및 관련 사진!
안녕들하십니까.
1. 어제 불과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른 요구도 아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과거 전태일이란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노동법’에도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 규정되니까요.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 말 한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 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2. 88만 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들을 두고 세상은 가난도 모르고 자란 풍족한 세대, 정치도, 경제도, 세상 물정도 모르는 세대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997~1998년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단 한 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 그렇게 살아도 별 탈 없으리라 믿어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그 세상이 내가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