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등 역도인들이 '여대생 청부살해범' 윤길자 씨의 남편인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에 대한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류원기 회장이 대한역도연맹 회장을 역임하며 역도인을 위해 애써왔으니 선처를 해달라고 호소한 것인데, 인터넷에서는 네티즌들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래 상황 총정리!
1.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사건이란 무엇인가?
2002년 경기도 하남 검단산에 머리와 얼굴에 공기총 6발을 맞아서 숨진채 발견된 여대생의 참혹한 시신이 발견되고, 그 시신은 명문대 법대에 재학하며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당시 22살의 하지혜씨로 밝혀진다.
사건 발생 1년 만에 하지혜씨 아버지는 그 배후에 청부살인을 사주한 부산의 남영제분 회장의 '사모님' 윤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윤씨를 체포하기 위해 베트남까지 건너가서 청부살인범 2명을 검거하게 된다.
윤씨에 대한 사법적인 단죄가 곧바로 이어졌다. 가해자인 윤길자씨는 끝까지 형량을 줄이려고 ‘돈의 힘’에 의지했지만, 2004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돼 감옥에 갇혔고, 이 사건은 그렇게 과거 속으로 묻히는 듯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올해 그것이 알고싶다에 의해 재조명된다. 윤길자씨가 감옥이 아닌 세브란스병원 특실에서 호의호식하며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허위 진단서를 근거로 2007년 이후 5차례나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은 김씨는 무려 6년간이나 이 같은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결과, 담당 주치의인 박병우씨가 윤씨의 남편인 류원기 회장으로부터 1만달러를 받고 허위 진단서를 세 차례에 걸쳐 발급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류 회장 역시 빼돌린 회사 돈 87억여원 중 일부를 윤씨의 형집행정지를 위해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두 사람은 결국 구속됐다.
윤길자씨는 다시 교도소로 갔다. 이번 일로 호되게 비판을 받은 검찰은 뒤늦게 ‘형집행정지’ 절차를 강화하는 등 개선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윤씨에게 형집행정지를 허가한 검찰의 책임에 대해서는 검찰이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후 류원기, 윤길자 부부는 이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혼설과 관련한 의혹 또한 집중조명됐다. 아내 윤씨와 청부살인을 영남제분과 연결짓지 말라는 선긋기라는 것이다.
이후 관련 조사에 의하면 두 사람은 지금껏 이혼한 적이 없으며, 부당한 형집행정지의 뒤를 봐주면서 특실 병원료 수백만원을 지급하고, 아내 윤씨의 사면을 위해서도 노력하며, 심지어는 모두 다섯차례에 걸쳐 사람을 보내 피해자 부모님에게 은근히 금전적 보상까지 압박했다는 것이다.
2. 장미란 탄원서 과연 자발적인 행위였을까?
20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대한역도연맹 소속 300여명은 류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19일 류 회장 측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한다. 부산역도연맹 회장 등을 역임한 류 회장은 올해 초 제40대 대한역도연맹 회장으로 정식 선출되어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연맹측은 류 회장이 역도인들을 위해 애쓴 점 등을 참작해 선처를 해라고 요청하기 위해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역도연맹 임원들 위주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원서 말도 안된다! 탄원서 취소하고, 탄원서 강제행위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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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네티즌들의 의견은 당연히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역도인으로서 역도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인데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국민 역사 장미란 선수가 탄원서에 참여했다니 놀랍다. 범죄 혐의를 받고 있고 죄를 뉘우치는 점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는 부적절한 행동이다. 자발적으로 행동했을리가 없다. 암묵적 강요 없이는 불가능한 행동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윤 씨는 형집행정지가 취소돼 재수감됐고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세브란스병원 박모 교수와 류 회장도 줄줄이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류회장에 대한 탄원서는 대한역도연맹 회원으로 자동적으로 소속이 되어있는 역도인들에게 대한 강압적 탄원서였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과연 진실은 어떻게 된 것인가? 대한민국의 스포츠 연맹의 정서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탄원서를 제출하라는 협회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박태환이나 김연아도 맞서기는 힘들다는 게 사실이다.
만약 선수들이 협회에 맞서려면 개인 행동으로는 어림도 없고, 탄원서를 제출하라는 협회의 방침에 집단으로 행동을 해서 맞서야 하는데, 이 또한 사건이 잠잠해지면 곧바로 해당 사안에 참여한 선수들 개인에게 보복성 징계로 돌아온다는 것 쯤이야 뻔한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과거 최동원 선수가 그렇게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생활을 끝내야 했을까?)
모쪼록 장미란 선수로 대표되는 역도선수들의 탄원서 공방이 선수들을 볼모로 협회의 영향력을 표현하려는 방식으로 이용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설령 아무리 쓰라고 해서 썼다고 해도, 사안의 중대성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탄원서를 제출한 역도협회 선수 개개인들 역시 양심과 맞서기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