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가 된 미운 오리 새끼, 어글리 베티

콜럼비아 소프 오페라 'Yo soy Betty, la fea'를 셀마 헤이엑의 주도하에 ABC에서 제작한 드라마디 프로그램. 2006년 9월 28일 첫 방송을 내보낸 이후 네 개의 시즌을 성공적으로 방영하고 2010년 4월 14일 20개의 단축 에피소드로 마무리를 지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TV판이라는 칭송만큼이나 화려한 뉴욕 패션의 세계를 구경할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주인공 베티 수아레즈의 인생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유명 잡지 에디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똑똑하고 사려 깊고 영민하고 일까지 잘하는 베티에게 취업은 주구장천 미역국이다. 왜냐고? 이유는 또 단 하나. 못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출판업계 가운데서도 오로지 겉모습만이 중요한, 아름다움에 대한 거의 병적인 집착을 보이는 패션 잡지 사람들 사이에 끼어 일을 하게 된다면? '어글리 베티'는 못 생긴 베티 수아레즈가 화려한 매거진 업계에서 성공하는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베티는 못생겼다. 못생기고 촌스럽지만 주근깨를 지우고 두꺼운 안경을 벗어 던진 후 이브닝드레스를 걸치면 신데렐라로 재탄생하는 예의 그 여주인공들이 아니라, 리얼리티가 확 살아 있는 진짜 못 생긴 생김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귀염성 있고 정이 가고 성격이 좋아서 인망이 두터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 변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발군의 귀염성을 보여 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어글리 베티'는 "미운 오리 새끼 백조 되다" 식의 온갖 스토리 가운데서 단연 참신함을 발휘하고 있다.

 

베티는 어찌 요행수로 굴지의 출판 재벌이 아들의 바람기를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계산에 섞여 꿈에도 그리던 잡지계에 들어선다. 일단 입성에 성공한 다음은 뻔하지 않겠는가. 늘씬한 모델에 둘러 싸여 중독에 가까울 만큼 섹스에 집착하던 재벌 2세는 오로지 인간성과 능력만으로 승부하는 두꺼운 뿔테 안경에 파란색 치아교정기를 끼고 종횡무진 뛰는 베티의 도움을 받아 여러 난관을 헤쳐 나간다. 이른바 자아 찾기에 성공하는 과정이랄까.

 

드라마와 코미디의 장점을 두루 섞어, 이른바 드라미디라는 장르 안에서 긴장감 넘치는 구성과 훈훈한 웃음을 안겨주는 '어글리 베티'는 2007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TV 코미디 부분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몇 달 후에 거행된 에미상에서는 예상대로 코미디 부분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게 된다. 또한 미국의 치아 미백제품 제조회사인 아쿠아후레쉬 화이트 트레이스사는 2007년 브라운관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공주였던 베티 수아레즈의 사람 좋은 미소를 1000만 달러짜리 보험에 등록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TV에서 아름다움의 기준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어글리 베티' ABC 공식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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