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의 게이 문화

 

미국의 TV 방송에서 게이 문화가 등장한 시기는 1972년 ABC를 통해 방영된 TV 영화 ‘그 해 여름(That Certain Summer)’에서이다. 마틴 쉰과 할 홀브룩과 같은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한 이 영화는 동성애를 배타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시선을 드러냈다. 그 후 1975년에 ABC의 시트콤 ‘핫 엘 볼티모어(Hot L Baltimore)’에서 처음으로 조지와 고든이라는 게이 커플이 등장했지만 드라마가 13개 에피소드만 내보내고 단명하는 바람에 영향력을 드러내지 못 했다.

 

미국 공중파 TV에서 게이 문화가 본격적인 오픈 프레임 속에서 다뤄진 경우는 1977년 프라임 타임 TV 시리즈인 ‘소프(Soap)’에서 빌리 크리스탈이 맡은 조디 달라스를 통해서이다. 보수단체와 유력 일간지까지 동원된 힐난   속에서도 호모섹슈얼, 인종차별, 강간, 발기부전, 성폭행 등의 사회적으로 예민한 문제를 다루었던 ‘소프’는 1981년까지 4시즌을 버텨낸 후 종영하게 된다. 1977년 ‘소프’가 등장했던 시기에 “캐스팅은 훌륭하고 빛나지만, 불결하면서 동시에 동정심이 결여되어 있는 드라마”라고 혹평을 했던 타임지는 30년이 흐른 2007년도에 ‘역대 최고의 드라마 100’ 중의 하나에 이름을 올렸다. 그 후 암흑의 80년대가 에이즈와 함께 찾아왔다. 1985년 영화배우 록 허드슨이 에이즈로 죽게 된다.

 

 

 

드라마 '소프'에서 조디 달라스 역으로 출연한 빌리 크리스탈

 

 

1991년 2월 7일 NBC에서 방영된 ‘L.A. 로’ 5x12 에피소드에서 애비 퍼키슨와 C.J.램의 레즈비언 커플이 키스씬을 선보인다. 프라임 타임 미국 공중파 드라마에서 등장한 게이 커플의 첫 키스씬이다. 그 후 1994년 ABC의 인기 시트콤 ‘로잔느’에서의 마리엘 헤밍웨이와 로잔느의 키스씬이 등장했고, 1997년 엘렌 드 제너레스가 ‘오프라 윈프리 쇼’에 등장해서 커밍아웃을 한다. 그리고 드디어 등장한 NBC의 ‘윌 앤 그레이스’!!! ‘윌 앤 그레이스’는 8년 동안 장수하며 16개의 에미상, NBC ‘머스트 씨’ 라인업에 포진되며 게이 컬처를 수면 위로 완전히 부상시키는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 후 메이저 드라마, 시트콤에서의 스타급 배우들의 게이 키스씬이 이어진다. 1999년 ‘앨리 맥빌’에서 앨리와 루시 루가 분했던 동료 변호사 링 우와의 15초 롱테이크 키스씬, 2001년 ‘프렌즈’에서의 레이첼 역의 제니퍼 애니스톤과 위노나 라이더가 분했던 멜리사와의 화제의 키스씬 등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의 대표적인 청춘 드라마 '도슨의 청춘일기'

 

 

미국 프라임 타임 공중파 드라마에서 방영된 남자 동성 커플의 첫 키스는 ‘L.A. 로우’ 이후 거의 10년의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등장하는데, 2000년 5월 24일 FOX TV를 통해 방영된 ‘도슨의 청춘일기’ 시즌 3 피날레 에피소드 ‘True Love’에서의 잭과 에단의 키스가 그것이다. FOX에서는 이미 1994년 인기 하이틴 드라마 ‘멜로즈 플레이스’에서 맷이 풀장 근처에서 남자 친구 롭에게 키스를 하는 에피소드를 방영하고자 했지만 광고주들의 강한 반대로 무산된 경험이 있었고, 드디어 자사의 가장 핫한 청춘물에서 남성 커플의 키스씬이라는 커밍아웃을 성공시킨 셈이다.

 

그리고 2000년 유료 케이블 채널 쇼타임이 본격 게이 드라마 ‘퀴어 애즈 포크’를 선보였고, 4년 후인 2004년에는 레즈비언들의 세계를 디테일하게 그린 ‘엘 워드’ 역시 쇼타임의 히트작 반열에 오르게 된다.

 

2006년에는 닐 패트릭 해리스가 피플 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커밍 아웃을 하고, 2008년에 엘렌 드제러레스와 포트리아 드 로시와의 결혼식이 치러진다. 그 후 미국 드라마에서의 게이 캐릭터는 흑인 캐릭터나 아시아 캐릭터와 비슷하게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등장시켜야 하는 필수요소가 된다. 2009년 ABC의 시트콤 ‘올 마이 칠드런’ 이후 드라마에서의 동성 결혼 역시 자연스러운 시추에이션으로 인식된다. ABC의 히트 드라마 ‘모던 패밀리’가 그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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