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감동 시 한편 전문 및 동영상 공개!

어버이날입니다. 매년 5월 8일은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자는 의미에서 제정된 어버이날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어버이날을 그냥 무미건조하게 선물을 주고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날로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사실 어버이날의 유래는 1913년 미국의 한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필라델피아 교회에서 교인들에게 흰 카네이션을 하나씩 나누어준 데서 유래되었듯, 가장 소박한 한 개인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퍼진 것입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떠나 보낸 뒤 느끼는 딸의 심정을 담은 절절한 내용의 시인데,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그러했다는 사실을 우리가 잊고 지냈음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서른 한 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리움에 사무쳐 시를 쓰게 됐다고 전하는 심순덕 시인의 사무치는 어머니에 대한 사모곡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래 동영상과 함께 전문 공개합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여름 뙤약볕을 머리에 인 채 호미 쥐고

온 종일 밭을 매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 고된 일 끝에
찬 밥 한덩이로 부뚜막에 걸터 않아
끼니를 때워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꽁꽁 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해도 그래서 동상이
가실 날이 없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난 괜찮다 배부르다
너희들이나 많이 먹어라

더운 밥 맛난 찬 그렇게 자식들 다 먹이고
숭늉으로 허기를 달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가 추위에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고 손톱이 깍을 수 조차 없게

닳아 문들어져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술 좋아하는 아버지가

허구헌날 주정을 하고 철부지 자식들이

속을 썩여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어느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외할머니 사진을 손에 들고
소리죽여 우는 엄마를 보고도

아! 그 눈물의 의미를
이 속없는 딸은 몰랐습니다.

내가 엄마가 되고 엄마가 낡은 액자 속
사진으로만 우리 곁에 남아 있을 때

비로서...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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