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하는 의학 박사, 미드 '하우스'

보편적으로 미국 드라마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는 드라마 장르는 범죄 수사물과 의학 드라마를 들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두 장르를 대표하는 드라마인 'CSI'와 '그레이스 아나토미가 한 때 리얼리티 쇼를 제외한 전체 드라마 시청률 순위에서 매주 1위와 2위를 주거니 받거니 하던 때도 있었을 정도이다. 2004년 가을에 FOX 방송국을 통해음으로 전파를 탄 '하우스'는 범죄 수사물과 의학이라는 가장 인기 있는 두 장르의 장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적재적소에 버무린 드라마라 할 수 있다.

 

 

 

 

 

감기나 두통 등 비교적 병의 원인을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질병이 있는 반면에, 안구가 피를 뿜으며 한바퀴 돌아간다든지 손발이 나무껍질로 변하는 나무인간이 존재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왜 그런 현상이 존재하고 무엇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학적 지식에 근거한 적확하면서도 예리한 추리 능력이다. 종양 때문인지, 유전적 질환인지, 아니면 사소한 생채기에서 퍼진 어이없는 감염인지를 알아낼 수 있다면, 즉 인간과 질병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지만 병의 원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약과 첨단 의료장비도 백해무익한 법이다.

 

'하우스'는 인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학 드라마의 휴머니즘과 원인을 찾기 위해 추론을 거듭하는 범죄 수사물의 서스펜스와 스릴을 고루 섞어 '의학 수사물'이라는 신종 장르에서의 성공을 거듭 쇄신해 나가고 있다. 

 

 

 

 

'하우스' 시즌 1 오프닝 시퀀스

 

 

후반부 시즌으로 가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하우스'의 인기는 진단의학과 내에서의 의학 수사라는 특이하면서도 재미난 설정 이외에도 잔병치레로 병원을 찾는 외래환자들은 끔찍이도 진료하기 싫어하면서, 환자를 바늘꽂이로 만들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희귀병 진단에는 갖은 무리와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괴팍한 천재 의사 그레고리 하우스의 '사랑스런' 캐릭터도 확실히 한몫을 하고 있다. 독설과 독단적인 행동으로 환자들이나 주위 동료들에게 상처를 안겨 주기도 하지만 확실히 드라마 '하우스'를 이끄는 원동력으로서 닥터 하우스의 캐릭터는 밍밍한 것보다는 독성에 가까운 자극의 경험을 안겨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중독에 가까운 쾌락, 그것이 바로 드라마 '하우스'를 사랑하게 되는 현상인 것이다.

 

'하우스'의 제작자인 데이빗 쇼어의 말을 빌리면 의학박사 하우스는 코난 도일이 창출해 낸 명탐정 홈즈를 염두에 두고 만든 인물이라고 한다. 코카인을 상용하는 홈즈와 그 자신 희귀병 때문에 생긴 참을 수 없는 통증에 바이코딘 중독증상을 보이는 하우스, 홈즈의 절친인 왓슨 박사와 하우스의 단 한명뿐인 친구 윌슨의 유사성이 그러하다. 

 

두 번째 시즌부터 네 번째 시즌까지 미국 내에서 전체 시청률 10위 안을 유지하는 호응을 이끌어 냈으며, 2008년에는 전체 66개국에 배급 방영되며 총 8억 1,8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본 드라마'가 되었다. '하우스'는 2006년부터 에미상 드라마 부문 작품상에 총 4차례 노미네이트되었으고, 주연 배우 휴 로리는 에미상 드라마 부문 남우 주연상 후보에 총 세 차례 지명되었으니 수상에는 실패했다. 2012년 5월 21일 한 시간 분량의 시리즈 피날레 에피소드를 끝으로 완결되었다.

 

 

 

 

 

'하우스' 시리즈 피날레 포스터

 

 

 

 

 

 

 알려드립니다

위 드라마 소개글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중앙선데이'에 연재되었던 '문은실의 미드열전' 칼럼글과 단행본 '미드 100배 즐기기'에 소개된 관련 드라마 소개글을 원저자의 허락하에 수정, 보완, 삭제, 윤문 등을 추가해서 새로 작성된 글입니다. (맘껏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줘서 고마워 여보!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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