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이 2014년 5월 9일 6.4지방선거를 전후해 예상되는 개각과 관련하여, 제발 이번에 내각이 교체되면 대통령께서는 제발 만기친람 모습은 좀 버리고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를 제대로 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만기친람이란 '온갖 정사를 임금이 친히 보살핀다'는 의미로서, 좋게 말하면 세세하게 모든 것을 체크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의미겠지만, 어찌 하루에 만가지 일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없듯, 나쁘게 말하면 그저 오지랖이 넓은 워커홀릭이요, 자기보다 나은 자는 없다는 심각한 불신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심재철 안녕하십니까 홍지명 출연 만기친람 언급
새누리당 세월호침몰사고대책특위 위원장인 심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개각 폭에 대해, 이미 총리 교체는 예정돼 있고, 몇몇 장관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혀서, 세월호 수습 과정에서 상당수 인사들이 옷을 벗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야당이 요구하는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최소한 지금의 수색, 장례식 정도는 끝난 뒤에 검토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생각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심재철 말한 남기친람 어디 적절한 예 없을까?
예로부터 천자(군주)는 하루 동안 만가지 일을 처리합니다 해서 ‘만기친람(萬機親覽)’이란 말이 있었다 합니다. 물론 물리적으로야 하루에 만가지 일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말 그대로 ‘일일만기’를 감당할만큼 ‘일중독’에 빠진 지도자들도 상당수 있었다고 합니다.
개혁군주로 알려진 정조 임금이 대표적인 예라고 하는데, 1781년 규장각 제학 김종수가 ‘임금의 태도를 지적한 6개항’을 상소문으로 올리며, “‘작은 일에 너무 신경쓰시면 큰 일에 소홀하기 쉽습니다. 크고 실한 것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고 눈 앞의 일만 신경쓰면 겉치레의 말단"이라고 지적하며 정조의 오지랖을 지적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정조는 1783년, 재해가 나자 정조는 자신의 침실에 ‘상황판’을 걸어놓았을 정도였고, 취미는 보고서 보는 거였으며, ‘비밀편지’를 작성해서 육두문자에 가까운 거친 언사로 대신들을 힐책했다고도 알려졌습니다.
그리하여 역사가들은 이렇게 ‘일일만기’를 처리하고, 독서에 편지쓰기까지 밤을 꼴딱꼴딱 세웠 탓에 건강이 나빠져 재위 24년 만에, 그것도 나이 48살의 많지 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됐다고 주장합니다. 아마도 지독한 일중독증에 따른 스트레스가 간접 사인이 아니었을까 싶다네요.
옹정제, 진시황의 만기친람은?
정조는 자신보다 2세대 정도 앞선 인물인 청나라 옹정제의 ‘만기친람’을 교본으로 삼았다는 설이 있는데, 옹정제 역시 밀실정치, 주접, 워커홀릭을 유명해서, 북경 근처의 ‘서산 별장’에 가끔씩 갔을 뿐 그 이상은 궁을 단 한발짝도 나가지 않았을 정도랍니다.
하지만 만기친람의 원조는 따로 있다고 하네요. 발 사실 ‘일중독’의 원조라면 중국을 평정하고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이었다는데, 진시황은 하루에 읽어야 할 결재문서의 중량을 저울질해서 처리한 것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