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 제과에서 식중독균이 들어 있는 과자를 팔아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것도 유기농 웨하스입니다. 유기농에 식중동균이라는 게 말이나 됩니까?
웨하스 하면 어린이들에게 일종의 입문용 과자죠. 저도 아주 어렸을 적에는 부모님이 다른 과자는 못 먹게 해도 웨하스는 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번에 단속에 걸린 웨하스는 그냥 웨하스도 아니고 유기농 웨하스입니다.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은 10월 9일, 기준치 이상 식중독균이 검출된 과자를 유통시킨 혐의로 크라운제과 생산담당이사인 신 모 씨를 비롯해 세 명을 구속 기소하고 송 모 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단속에 걸린 제품은 크라운 제과의 유기농 웨하스와 유기농 초코 웨하스이며, 크라운 제과는 지난 5년이 넘도록 시가 31억원에 달하는 해당 제품 약 100만 상자를 파는 동안에 세균이 검출된 사실을 숨겨왔다고 합니다.
크라운 제과의 유기농 웨하스와 유기농 초코 웨하스에서 주로 검출된 균은 황생포도상구균으로서 살모넬라와 장영비브리오균과 더불어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에 속합니다.
앞선 2014년 9월에는 식약청이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제품을 회수할 것으로 크라운 제과에게 명령했다고 하는데요. 조금 큰 어린이도 아니고 유아들이 많이 먹는 과자에 이런 균이 검출되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기준보다 최고 280배가 검출된 경우도 있었다는데, 어떻게 시중에 유통하는 게 가능했을까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에 따르면, 식품제조업자는 세균 검출 검사를 6개월마다 외부 기관에 용역을 맡기거나 제조업자 스스로 품질 검사를 한 뒤 부적합 결과가 나올 때만 식약처에 보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사실도 놀랍기만 합니다.
그나마 이런 규정을 어겨서 발각이 되더라도, 처벌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일 뿐입니다. 게다가 담당 부처인 식약처는 계약직 식품위생감시원에게 단속을 맡기는 실정이니, 모든 제과업체의 제품을 일일이 감시하기란 현재 구조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셈입니다.
크라운제과도 제도의 이런 허점을 노려서 판매 적합 판정이 나올 때까지 한 해만도 열 차례가 넘는 재검사를 하면서 단속망을 피하고 계속 웨하스를 팔아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크라운제과 측은 제검사를 그렇게 많이 한 이유는 합격 판정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품질 관리 차원이었으며, "회수한 제품을 자체 재검사했지만, 아직 기준치 이상의 세균·미생물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2009년에 자가품질 검사가 도입돼 그 이전에 생산된 제품의 세균 검출 여부는 파악조차 할 수 없다"며 "식품위생법 해당 조항에 모순이 발견된 만큼 관계 기관과 협의해 제도 개선을 모색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5년 여 유통된 유기농 웨하스의 어느 정도가 기준치 이상의 세균을 포함하고 있는지 조사를 통해 밝혀야겠지만, 양이 얼마가 되었건 간에 유아가 먹기에도 안전한 과자라고 여겨졌던 웨하스에서 장기간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이 검출되고 유통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