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터 규모 10.5의 초초강력 지진이 미국 서부 해안 지역을 강타해 캘리포니아가 바다속으로 침몰한다는 대재앙을 그린 2부작 재난 미니시리즈. 속편으로 2006년에 제작 방영된 '대지진 10.5'가 있다.
조잡한 컴퓨터 그래픽이 거슬리긴 하지만, 지진으로 갈라지는 땅이 기차 뒤를 쫓아가는 장면이나 동시다발적으로 핵폭탄을 터뜨려서 단층 활동을 멈추게 한다는 설정 등의 적당한 긴장감에 묻어가기 딱 좋은 전형적인 킬링타임용 TV 미니시리즈 영화이다.
'아미 와이브즈'의 클로디아 조이 홀든 역의 킴 딜레이니, '미디엄'의 리 스캔론 형사를 연기했던 데이빗 큐빗, '스몰빌'의 슈퍼맨 아빠 존 슈나이더, '빅뱅 이론'의 페니 칼리 쿠오코 등의 여러 반가운 얼굴을 만나는 반가움은 보너스.
'진도 10.5 미국침몰'은 IMDB 평점 4점대 초반에 네이버 평점 5점대 중반의 형편없는 시청자 평가는 물론이거니와 2004년 5월 2일과 3일 미국 방영 당시 비평가들과 지질학자들로부터 수준 이하라는 혹평을 받았다.
특히 남부 캘리포니아 지진센터에서는 웹사이트를 통해 '진도 10.5의 대지진이 불가능한 이유' '미국이 둘로 쪼개질 수 없는 이유' '갈라지는 땅이 달리는 기차 뒤를 쫓아올 수 없는 이유' '핵폭발로 단층 활동을 멈추게 할 수 없는 이유' 등등 영화에서 동원된 거의 대부분의 설정에 대한 과학적 오류를 조목조목 예를 들어 지적하며 난감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TV용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청률은 남달랐다. '진도 10.5 미국 침몰'은 동시간대 인기 드라마인 '에브리바디 러브스 레이몬드' '두 남자와 1/2' 'CSI 마이애미' 등을 제치고 닐슨 주간 시청률 9위에 랭크되는 성공을 거뒀다. 방영 주간에 '서바이버'나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리얼리티 쇼를 제외한 순수 드라마 중에서 '진도 10.5 미국침몰'보다 시청률이 높았던 작품은 시리즈 피날레를 방영했던 시트콤 '프렌즈'와 구관이 명관이라고 'ER' 그리고 전년도 연간 종합 시청률 1위 작품이었던 'CSI' 세 작품뿐이었다.
'진도 10.5 미국침몰'은 시애틀에서 진도 7.9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애틀의 랜드마크인 '스페이스 니들'이 무너지며 MTB 바이커를 덮치는 유명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드라마가 제작 당시 스페이스 니들 마케팅 디렉터인 매리 바카렐라는 제작진에게서 '스페이스 니들' 명칭 사용에 대한 어떤 협조 공문도 받지 못했다며 명칭 사용을 불허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드라마에서는 스페이스 니들을 공식 명칭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이 아닌 '스페이스니들(Spaceneedle)'로 표시하였다.
'진도 10.5 미국 침몰' 공식 트레일러
또한 '진도 10.5 미국 침몰'은 워싱턴 주 시애틀 7.9, 남부 캘리포니아 8.4, 샌프란시스코 9.2, 로스앤젤레스 10.5로 미국 서부 해안 인근 도시를 남하하며 점점 더 강도가 세지는 네 차례의 강진을 중심으로 타임라인이 형성된다. 호사가들에 따르면 이 순서는 시애틀 12위, 샌프란시스코 5위, 로스앤젤레스 2위인 미국내 TV 광고 시장을 반영하여 하이라이트 구도를 형성한 것이라도 한다. 그런 이유에서 TV 광고 시장 규모가 24위에 불과한 오레곤 주 포트랜드는 과감하게 스킵하였다는 후문이 있다.
핵폭탄을 사용해서 재앙을 멈춘다는 설정은 영화 '아마겟돈'과 '코어' 이래로 단골이 된 클리세이고, 캘리포니아가 바다 속으로 사라지는 설정은 오리지널 슈퍼맨 영화에서 렉스 루터의 계획에서 빌려 왔으며, 존 슈나이더가 탄 차량이 땅속으로 꺼지는 장면 역시 1978년도 영화 '슈퍼맨'에서 로이스 레인이 처했던 상황과 동일하다.
국내에서는 2005년 12월 11일과 18일 2주에 걸쳐 두 편으로 나누어 KBS 2 TV에서 더빙으로 방영되었으며, 2006년 미국 방영된 속편에서는 단층 현상으로 갈라진 땅덩어리에 바닷물이 새어 들어와 아메리카 대륙이 캐나다와 미국으로 갈라진다는 더욱 더 엄청나고 황당한 결말로 끝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