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민 가족 코미디의 모범 답안, 미드 헤크 패밀리

미국의 패밀리 코미디 시트콤은 철저하게 계층에 맞춰 그려진다. 40분짜리 드라마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하층 계급과 상류층 계급이 어울리며 사고도 치고 사랑도 하고 그런다지만, 시추에이션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상 패밀리 코미디는 한 계층의 전면 후면 이면에 걸쳐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곧이곧대로 그리고, 시청자들은 그 계층이 소비하고 향유하는 삶의 모습에 웃고 울고 감동한다.

 

그리하여'모던 패밀리' '못 말리는 패밀리'와 같은 상류층 가족 코미디와 '레이징 호프' '마이 네임 이즈 얼' '헤크 패밀리' 같은 서민 코미디 드라마는 작품의 인기와는 별개로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리곤 하는데, 후자인 미국 서민 패밀리 코미디는 이른바 은근한 덕후들마저도 거느리고 있는 인기 장르 중의 하나이다. (진짜 시트콤 덕후는 서민 시트콤에 열광한다고나!)

 

 

 

 

 

2009년 9월 30일 데뷔 이래, 이른바 미국 서민 패밀리 코미디의 스탠다드 자리를 차지하며 롱런 중인 ABC의 '헤크 패밀리(원제는 '더 미들')'는 CBS 인기 시트콤 '내 사랑 레이몬드' 데보라 역의 패트리샤 히튼과, NBC의 전설적인 메디컬 시트콤 '스크럽스'의 막강 깨알 주연배우 닐 핀이 부모님 자리를 맡고 있는 꽤나 안정적인 드라마이다.

 

패트리샤 히튼이야 한국으로 치면 김혜자 급의, 2000년대 이후 미국 드라마의 국민 엄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배우이고, 닐 핀은 '스크럽스'의 뺀질이 병원 수위에서 어떻게 저런 연기 변신이 가능한지를 몸으로 보여주는 (하지만 어쩐지 국민 아빠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2% 조금 모자라는, 한국 배우로 치면 하정우 아빠인 '전원일기'의 김용건 정도라고나 싶은) 대단한 연기파 배우이다.

 

거기에 공부보다는 운동에 열중하는 장남 액슬, 사회적으로 다소 지체되어 보이지만 삶에 대한 열정 하나만큼은 누구보다도 눈부신 딸 수, 그리고 독서와 사유을 좋아하고 다소 특이하고 어려운 단어를 발음하면 고개 숙여 조용히 반복하는 귀염성 아주 제대로인 막내 브릭 역의 찰리 맥더못, 에덴 쉬어, 아티커스 샤퍼 삼남매의 연기와 캐릭터 역시 발군이다. 캐릭터들만으로도 일단 사랑스러움을 따먹고 들어가는 시트콤. 

 

2012년 프라임 타임 에미상 분장상을 수상했으며, 비평가 선택 텔레비전 시상식에 헤크 패밀리의 딸내미 수 역의 배우 에덴 쉬어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으로 노미네이티되었다가 2013년 드디어 여우 조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즌을 거듭하며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더 좋아지고 있으며, 신디케이션에 들어가는 네 번째 시즌을 무사히 끝마쳤기 때문에, 주연 배우들과의 출연료 협상만 문제가 없으면 당분간은 롱런할 것으로 보이는 드라마이다. 패밀리 코미디 덕후라면 강추에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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