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아나토미' 제작자 숀다 라임즈의 워싱턴발 정치 스릴러 미드 '스캔들'

미국 TV 드라에서 흑인 여성이 주연을 맡기는 미국 프로 아이스하키 리그 NHL에서 흑인이 주장을 꿰차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미드 '스캔들'은 1974년 ABC의 TV 영화 '겟 크리스티 러브' 이후 거의 30년 동안 금기의 영역이던 '흑인 여성이 주연을 맡은 공중파 TV 드라마'에 도전하는 초유의 작품이다.

 

 

 

 

'스캔들'이 정치와 섹스, 서스펜스와 음모에 범죄와 액션까지의 요소에 심지어는 요즘 유행하는 해결사 드라마의 다채로움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TV 드라마의 절대 금기 중의 하나인 흑인 여성을 주연으로 내세우는 모험수가 가능했던 이유는 이 드라마의 크리에이터를 담당하고 있는 숀다 라임즈의 유명세에 기인한다.

 

'그레이스 아나토미'와 '그레이스 아나토미'의 스핀 오프 드라마 '프라이빗 프랙티스'의 총괄 제작자로 유명하며, 2007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의 인물 중 한 명에 속한 미국의 흑인 여성 드라마 제작자인 숀다 라임즈는 '그레이스 아나토미'의 엄청난 성공 이후, 2010년 워싱턴의 긴박한 스토리를 다루는 여자 뉴스 프로듀서의 이야기인 '인사이드 더 박스'라는 드라마의 기획안을 ABC에 제출하지만 시리즈 픽업이 되지 못한다.

 

'인사이드 더 박스'의 문전박대 이후 워싱턴 정가의 긴박함을 그린 여성 원 톱 주연의 드라마에 대한 포부를 접을 법도 했지만, 하지만 숀다 라임즈는 끈질겼다. 그리고 아예 더 작정하고 덤벼든 작품이 2012년의 '스캔들'이다.

 

 

'스캔들' 시즌2 프로모션 트레일러 

 

 

숀다 라임즈의 '스캔들'은 주디 스미스라는 실제 인물의 전설적인 활약상에 근거하고 있는 드라마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공보부장을 역임하며 각종 대내외 국정 운영에 실질적인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도맡았으며, 이후 백악관을 나와 모니카 르윈스키, 웨슬리 스나이퍼, 마이클 빅 등 유명인들의 문제를 처리해주는 해결사 로펌 스미스 앤 컴퍼니를 운영하며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던 흑인 여성 주디 스미스의 스토리는 숀다 라임즈의 현재이자 미래였던 것이다.

 

2009년 주디 스미스를 처음 소개받은 숀다 라임즈는 애초 예상됐던 미팅 시간 30분을 훌쩍 넘겨 3시간이 넘도록 주디 스미스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그리고 3년 여의 시간이 지난 2012년 드디어 주디 스미스의 매력적인 삶이 스몰 스크린에 흑인 여성이 원 톱 주연을 맡는 정치 스릴러 드라마 '스캔들'로 옮겨지게 된다.

 

주디 스미스를 드라마로 각색한 메인 캐릭터 올리비아 포프 역에는 2004년 영화 '레이'에서 레이 찰스의 아내 델라 비 로빈슨 역을 맡았던 케리 워싱턴이 캐스팅되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거쳐 미국 대통령에 오르는 토마스 그랜트 역에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패트릭 스웨이지를 배신하는 친구 악역을 맡았던 배우 토니 골드윈이 캐스팅된다. 

 

조연급 연기자들도 주연 못지 않게 실하고 다채롭다. 'NCIS'의 반장님 깁스의 빨간 머리 와이프 중 한 명으로 출연했던 다비 스탠치필드, '그레이스 아나토미'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던 케이티 로위스, 쇼타임 '위즈'에서 본인 이름의 배역 길레르모로 출연했던 길레르모 디아즈, '웨스트 윙'의 윌 베일리 역의 조슈아 말리나, '그레이스 아나토미'에서 메레디스 그레이의 아버지로 나왔던 배우 제프 페리 등이 '스캔들'의 배역진을 튼실하게 꾸미고 있다.

 

 

 

 

시청률도 좋을 뿐더러 평단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2012년 4월 5일 미드시즌 임플레이스먼트 총 일곱 개 에피소드로 시즌1을 출발한 미드 '스캔들'은 시리즈 프리미어와 시즌 피날레 에피소드 공히 733만 명의 시청자를 불러모았으며, 두 번째 시즌 들어서는 더욱 강화된 스토리로 2013년 3월 21일 851만 명의 시청자를 TV 앞에 앉혀서 목요일 밤 10시 경쟁 프로그램인 CBS의 인기 프로그램 '엘리멘트리'를 위협하는 맞수로 자리잡게 된다.

 

정치적으로 훌륭한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사랑과 연민에 약한 유약한 로맨티스트로 등장하고, 그에 따른 워싱턴 정계의 권모술수와 범죄, 그리고 그 모든 것, 워터게이트든 지퍼게이트든 가리지 않고 백악관의 대소사를 킹메이커 시절부터 앞과 뒤에서 처리해야 했던 올리비아 포프의 활약상이 인상적인 미드 '스캔들'은 갈수록 정치 드라마가 약화되어 가는 현 미국 드라마 시장에서 숨은 진주, 보석같은 드라마이다. 2012년 5월 11일 두 번째 시즌으로 리뉴얼된 '스캔들'은, 1968년 NBC 시트콤 '줄리아' 이후 흑인 여성이 주인공을 맡은 공중파 드라마 중 두 번째 시즌으로 연장이 된 유일한 드라마라는 금자탑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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