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을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올 예정인 AMC의 히트 드라마 '워킹 데드'에서의 좀비가 '좀비'라는 용어 대신 '워커'로 불리는 이유는 일종의 상징적인 관행으로, 좀비들은 뛰지 못하고 벌레처럼 스멀스멀 기듯 걸어다녀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불문율이 어딨나? 특히나 어린이가 죽거나 어떤 잔혹한 킬러가 등장한다 해도 애완동물은 절대 죽이면 안 된다는 것도 할리우드의 불문율이었지만, 'CSI' 이후 네트워크와 케이블 드라마는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어린이와 애완동물의 목숨마저 예외없이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리하여 그저 걷기만 하던 좀비들의 '관행'은 대니 보일의 2002년도 영화 '28일 후'에서 여지없이 깨진다. 영화 '28일 후'를 통해 할리우드의 메인스트림의 일원으로 당당히 편입한 좀비들은 통과의례라도 되는 양 '워커'에서 '러너'로 돌변하게 되고, 영화가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개봉한 지 어언 10년의 세월, 이제는 좀비들의 뜀박질도 역시 그러려니 하는 관행이 되었다.
그리고 2013년 아마존 전쟁 부분에서 무려 50주 이상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동명의 원작소설을 브래드 피트가 판권을 구입해서 제작, 주연, 프로듀싱의 모든 것을 소화해 낸 '월드워Z'에서의 좀비는 기존의 관행을 또 한 번 뛰어넘는다. 트레일러와 기대치로는 역대 최강의 좀비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 확실한 '월드워Z'에서의 좀비들은 마라톤 출발선의 첫 그룹처럼 한껏 박차고 나가 아예 우사인 볼트처럼 스프린팅을 하다, 막히는 게 있으면 떼를 이루어 산을 만들고, 먹이를 위해서라면 서로의 몸을 짓밟고 오르고 또 올라 진격하는 무시무시함을 드러낸다.
월드워Z 공식 트레일러
올여름 영화계 최고 흥행 기대작의 하나인 영화 '월드워Z'에서는 AMC 채널 '더 킬링'의 히로인 미레일 에노스가 브래드 피트의 아내로 분한다. 미레일 에노스는 1975년 9월 22일에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태어나서 프랑스인인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프랑스식 이름을 받았다.
'더 킬링'의 주연을 맡기 전에는 일부다처제 몰몬교 가정을 그린 '빅 러브'에서 캐시와 조딘이라는 쌍둥이 역할로 1인 2역을 연기했다. '섹스 앤 더 시티' '샤크' 'CSI' 'FBI 실종 수사대' '미디엄' '라이 투 미' '로 앤 오더: 크리미널 인텐트' 등 다수의 드라마에서 단역을 맡아 연기력을 인정받은 후 '더 킬링'의 주연으로 우뚝 섰다.
2005년에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는가'로 토니 어워드 주연상 후보에 올라 저력을 입증한 실력파 배우이고, 2013년 올해 여름에 개봉하는 좀비영화 '월드워Z'로 실버 그크린을 화끈하게 달굴 예정이다.
'월드워Z'에는 미레일 에노스 이외에도 '로스트'의 잭 '매튜 폭스', '퍼시픽'의 로버트 렉키 일병 역의 '제임스 뱃지데일', '브레이킹 배드'의 브라이언 크랜스톤 등의 낯익은 인기 미드 배우들이 총출연하는 영화로, 좀비라면 사족을 못 쓰는 미드 팬들의 올 여름 최대 기대작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