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형사 재판소의 유럽 다국적 수사대의 활약상을 그린 범죄 수사 드라마, 미드 '크로싱 라인즈'

'CSI' 이래 숱한 범죄수사물을 겪으며, 시리얼 킬러나 프로파일링, 특유의 면도날 직관력을 갖추었으며 사연 있는 과거를 지닌 형사 정도는 이제 질릴 만큼 차고 넘치게 보았다. 더 이상 새로울 것도, 더 이상 참신한 것도 나오기가 힘든 상태가 작금의 미드 범죄수사물 지형도이다.

 

연쇄살인범이 활개치고 다니는데 그 무대가 다닥다닥 직소 퍼즐처럼 붙어 있는 유럽 주요 국가들의 수도이다. 동네 경계선만 넘어도 관할권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미드에서 숱하게 봐왔거니와, 심지어 이 드라마는 국경을 넘나든다. '크로싱 라인즈'가 관할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착안한 단체가 바로 '국제형사재판소'이다.

 

 

 

네델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국제형사재판소는 대량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등을 저지른 개인을 형사처벌하기 위해 2003년에 설립된 국제법정으로 가입국에 한해 일종의 암행어사처럼 수사와 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우리나라는 설립과 동시에 가입이 되어 있지만, 일본이나 중국,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자국 군인을 보호하기 위해 비준을 하지 않았다. (파일럿 에피소드에서 힉먼 형사가 자신이 총을 발사한 것으로 위장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국제 형사 재판소는 가입국이 아닌 나라의 범죄자에게는 법을 집행할 권한이 없다)

 

CBS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제작 연출을 맡았던 엘런 베르네로가 크리에이터를 맡고 있는 미드 '크로싱 라인즈'는 '크리미널 마인드'가 연쇄살인범을 프로파일링하며 전미국을 훑고 다니는 것에서 착안했는지, 기본적인 포맷은 국제 형사 재판소에 의해 인준된 특수범죄수사대가 유럽 국경을 오가며 연쇄살인범을 쫓는 활약상을 그리면서 완연히 '크리미널 마인드'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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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문제나 각국의 지역적인 특수성을 감안해서 영국 런던 경찰국의 심문 전문가, 독일 베를린 경찰청의 테크니션 전문가, 러시아의 마피아 언더 커버 전문요원, 북아일랜드의 전술 전문가에 뉴욕 경찰청의 신화적인 수사관까지 모인 상당히 화려한 다국적 팀이, 프로파일링(크리미널 마인드), 직관 추리(엘리멘트리, 멘탈리스트 ), 법의학을 이용한 최첨단 수사기법(CSI, 본즈) 등등의 숱한 범죄 수사물에서 익히 보아왔던 장치를 선보이며 범죄를 해결한다.

 

미드 '크로싱 라인즈'의 기획 의도는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이미 차고 넘치는 뻔한 범죄수사물에 더 이상의 신선한 충격과 새로운 포맷이 없다면, 기존의 수사물의 장점만을 뽑아 보다 화려한 규모로 업그레이드를 해보자는 일종의 고육지책이었겠다.

 

그러나 미드 '크로싱 라인즈'의 이런 장점 취합 업그레이드 범죄수사물을 지향하겠다는 시도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시즌1 1화를 방영한 지금 다소 불투명해 보인다. 즐길 수 있는 요소만을 빼먹을 수 있는 알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장고 끝에 악수라고, 산만하고 맥락이 없는 평균 이하의 평가를 받기도 쉽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NBC의 여름 시즌 범죄수사물이라는 꼬리표를 떼고도, 현재로서는 후자가 될 확률이 높을 듯하다.

 

 

크로싱 라인즈 시리즈 프리미어 프로모션 영상 

 

'프리즌 브레이크'의 알렉산더 마혼 역의 배우 윌리엄 피츠너가 머리만 남은 만신창이 뉴욕 경찰 칼튼 힉먼 역을 맡은 것을 필두로, 잭 바우어 키퍼 서덜랜드의 아버지 도널드 서덜랜드, 프랑스 출신의 배우 마르크 라브완느, 프랑스 영화에 주로 출연했던 가브리엘라 페션, 독일 배우 톰 블라쉬하, 이탈리아 출신의 배우 리처드 플러드 등이 유럽 다국적 연합 수사대의 구색을 갖추고 있다.

 

2013년 6월 23일 방영된 2시간짜리 스페셜 시리즈 프리미어 에피소드의 시청률도 18-49세 데모 시청률이 역대 여름 시즌 빅 4  메이저 방송국 드라마 데뷔 성적 중 최하위권에 해당할 정도인 0.7에 불과했고, 심지어 두 번째 에피소드부터는 그보다도 더 떨어졌다. 보겠다면 말리지 않겠지만 굳이 추천은 하고 싶지 않은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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