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C.K.의 저예산 가내수공업 코미디 미드 '루이'

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언 루이스 C. K는 2006년에 HBO에서 런칭한 스튜디오 시트콤 '럭키 루이'를 한 시즌만에 말아먹고도 그의 코미디 제작 능력을 높이 산 방송국으로부터 제작비를 뭉텅이로 떠안겨주겠으니 다른 코미디 파일럿을 만들어보라는 주요 방송사들의 제안을 모두 뿌리쳤다. 이유는 제작 독립!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최고의 작품만을 만들어보시오!"라는 주문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창작자로서의 자유를 보장하시오!"로 대꾸하는 불세출의 코미디언 루이스 C.K.가 FX 채널을 만나 첫 시즌의 회당 제작비를 겨우 20만 달러만을 받는 대신, 찧고 까불고 욕을 하든 불평불만을 늘어놓든 당신 마음대로 해보라는 조건으로 만든 드라마가 바로 '루이'이다.

 

 

 

 

기본적으로 래리 데이비드의 명품 코미디 드라마인 HBO의 '커브 유어 앤수지에즘'처럼 스탠드업 코미디언 본인이 자신의 이름으로 등장해서 자기 얘기를 비맞은 땡중처럼 주절주절 홀아비 버전으로 늘어놓는다는 포맷을 공유하고 있지만, 루이스 C.K.의 '루이'는 창작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보장받기 위해 래리 데이비드의 '커브 유어 앤수지에즘'보다 훨씬 저예산에 말도 안 되는 가내수공업 제작방식을 고수한다.

 

루이스 C.K.는 일주일에 단 3일만 '루이'의 촬영에 시간을 할애하고 나머지 시간은 애들을 돌보는 데 사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3일간의 집중된 시간 동안 각본을 쓰고 콘티를 짜고, 본인 소유의 레드 원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해서 촬영을 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역시 본인 소유의 맥북 프로를 이용해서 편집을 한다. 제작 및 주연은 물론이거니와 각본, 감독, 촬영, 편집, 녹음까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피리불고 장단까지 맞춰대는 미국 드라마 초유의 독립형 가내수공업 드라마가 바로 루이스 C.K.의 '루이'이다. 

 

 

 

FX '루이' 시리즈 프리미어 프로모션 영상 

 

 

2010년 6월 29일 시리즈 프리미어 에피소드를 내 보낸 '루이'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통적인 시트콤의 속사포 같은 펀치 라인 없이도 절묘한 분위기의 달콤 쌉싸름한 코미디 드라마를 이끌어낸 루이스 C.K.의 천재성에 평단은 우디 앨런이 TV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최고의 호평을 선사한다.

 

무려 일곱 명의 비평가들이 '루이' 시즌2의 처음 네 편의 에피소드에 10점 만점 중 9점의 최고 점수를 부여했고, 2012년 6월 28일에 시작된 '루이' 시즌3은 메타크리틱 비평가 점수 94점으로 역대 9위의 성적을 기록할 정도로 날이 갈수록 '루이'에 대한 반응은 최고조로 상승하고 있다.

 

고작 회당 제작비 20만 달러를 가지고 뭘한다는 말이냐고 투덜거릴법도 했지만, 루이스 C. K는 좋다, 그러면 나를 그냥 뉴욕에다가 던져만 달라는 조건만을 달았다.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참여하고 엄청나게 분업화한 할리우드 TV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기 마음대로 회를 치며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드라마 '루이'!

 

쇼 비지니스계 종사자이면서도 사회성 면에서 어색함을 면치 못하는 주인공의 참으로 애잔한 뉴욕 생활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애잔하고 고독하고 진땀이 나도록 고집스럽게 사회부적응자의 모습을 보이기로는 '명탐정 몽크'의 홀아비 계보를 잇는 듯해 어쩐지 정이 가는 루이스 C.K.의 가내수공업 코미디 드라마 '루이'는 현존하는 미국 시트콤 중에서 가장 독특한 감수성을 선보이는 명작 대열의 선두주자에 속한 드라마로 완전 강추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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