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디에서나 엄마의 삶, 주부로서의 여자의 삶이 그러하듯, 남편과 아들을 위해 헌신하고 홈리스 오빠의 자유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빅 씨'의 주인공 캐시에게 전해진 피부암 말기라는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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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고 치부하기에도 화는 솟는다. 그러나 캐시는 가족들 누구에게도 자신이 암에 걸린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가족에게 바뀔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대신 캐시는 이제부터는 온전히 자신의 삶을 바꾸기로 생각한다. 온전하게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로 살겠다는 다짐이다.
캐시는 오랜 소원이었던 수영장 만들기 작업을 뒤뜰에서 감행한다. 얼마 안 있으면 세상을 등져야 한다지만, 죽음이라는 당면했다는 사실은 죽음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다는 사실은 남은 기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향을 정해주기도 한다.
미드 '빅 씨'는 말기암 환자 캐시가 암에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지만 어둡지 않게, 말기암이 주는 죽음의 공포보다는 삶을 그대로 살아내면서 주인공과 가족과 친구들이 겪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내는 드라마이다.
'브레이킹 배드'처럼 주인공이 또 고등학교 교사이다. 캐시 역에 미국 TV 드라마 여주인공 중에서 가장 귀엽게 나이를 먹었고, 가장 우아하면서도 지적인 여인으로서의 어머니 상에 무척 어울리는 배우인 로라 린니가 버티고 있다. 에피소드, 에피소드를 징검다리처럼 딛고 뛰는 폭풍 오열 장면이 로라 린니의 열연 속에 양껏 빛을 발한다.
남편 역을 맡은 '웨스트 윙' '닙턱' 등의 드라마에 얼굴을 비쳤던 올리버 플랫이나, 노숙자 오빠 역을 맡고 있는 배우 존 벤저민 히키 외에도 '섹스 앤 더 시티'의 신시아 닉슨, '한니발'의 휴 댄시 등의 반가운 얼굴들을 조연으로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2010년 8월 16일 방영된 미드 '빅 씨'의 시리즈 프리미어 에피소드는 '위즈' '덱스터' 같은 쇼타임 채널의 인기작들이 거뒀던 시리즈 프리미어 에피소드 기록을 뛰어넘는 성적으로 기운찬 데뷔를 치러냈고, 이후 2시즌을 더 추가로 치러낸 후, 마지막 4시즌을 내세(Hereafter)라는 타이틀로 4개 에피소드 단축 시즌으로 2013년 5월 20일 시리즈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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