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선정 2000년대 최고 미드 톱10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이 뽑은 2000년대 최고 미드에는 어떤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을까? 타임지의 TV 부문 수석 에디터 제임스 포니워직이 21세기의  지난  십여 년을 회고하며 간택한 2000년대 최고의 미드 톱10을 소개한다. 

 

'TV 쇼'라는 광범위하게 망라한 차트로, 드라마, 코미디뿐만 아니라 시사풍자 뉴스쇼에서부터 리얼리티 프로그램까지가 포함된 리스트이다. 2위에 랭크된 '로스트'가 유난히 돋보이는 것은 우리가 이제는 21세기를 걷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등이다!

 

 

 

 

 1  더 와이어 (The Wire) HBO

 도대체 이 미드는 어떤 작품이길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뽑은 역대 최고 미드 100 리스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더니 타임지까지 장악하는 걸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가장 뛰어난 작품성의 드라마로 손꼽은 HBO의 '와이어'가 이번에도 1위를 차지했다.

 

제임스 포니워직의 설명에 따르면, 처음에는 고만고만한 단순한 형사 드라마가 나왔나 싶겠지만, 그 단순하고 빼고 재는 바 없는 묵직한 스트레이트는 왜 이 작품이 현대 미국으로 대표되는 미드의 세계를 표상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쓴다.

 

기자 출신의 크리에이터 데이빗 사이몬은 이 드라마에서 길거리에서부터 시청과 항구와 학교와 언론 뉴스룸까지 볼티모어라는 도시를 있는 그대로 올곧게 베껴낸다. 미드 역사상 이만큼 까칠한 드라마는 없었다. 마약쟁이의 역경에서부터 정치기계의 놀음까지 시계 장인의 시선처럼 렌즈를 들댄다. 정교하게 플롯을 짠 범죄 스토리에서부터 음란한 폭소를 터뜨리는 대사는 덤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와 볼티모어로 대표되는 미국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바치는 최고의 연애시가 바로 '더 와이어'다!

 


 

 2  로스트 (Lost) ABC

2000년대의 새 밀레니엄의 TV는 유난히 복잡다난한 플롯과 포맷에 미스테리와 호러 SF에 드라마까지 온갖 장르의 하이브리드 교배에 맛을 들인다. 그리고 그 정점에 J.J. 에이브람스의 '로스트'가 있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시작해서 미지의 어느 섬에 북극곰과 외계 생물체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드러난다. 과학의 음모, 비밀에 가려진 문명, 시간여행으로 이어지는 21세기판 새로운 서사시인 '로스트'는 인터넷의 창궐과 함께 미드를 전세계적인 신드롬 현상으로 만든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3  프릭스 앤 긱스 (Freaks and Geeks) NBC

한 시즌밖에 가지 못한 불운의 시트콤이지만, 이 작품은 누가 보기에는 단연코 최고의 시트콤이다. 제임스 프랑코에서부터 세스 로건, 제이슨 시걸 등 현 드라마 영화 스타들의 젊은 시절도 아닌 풋풋한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잔뜩 신이 나는 드라마. 어른이 된다는 것의 어색함, 달콤하고도 불편하고도 빼도 박도 못할 그 깨달음, 엇박자의 삶에 대한 깨달음 이런 게 이 한 시즌 열여덟 개의 에피소드로 끝난 컬트 시트콤 '프릭스 앤 긱스'에 담겨 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그저 빅토리! 

 


 

 4  못말리는 패밀리 (Arrested Development) FOX/Netflix

크리에이터 미치 허위츠가 델타 포스급의 캐릭터 배우들을 모아서 콩가루도 이런 콩가루가 없는 블루스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농담과 코미디가 어찌나 단단하고 촘촘한지 다이아몬드에라도 흠집을 낼 수 있으리라는 것이 포니워직의 평. 에미상, 골든 글로브, 전미비평가협회 등 어워드의 총애를 독차지했으나 낮은 시청률을 빌미로 시즌3까지 하고 캔슬되었다.

 

베일 만큼 시니컬하고 펄펄 뛰는 풍자로 엔론 사태에서부터 이라크 전쟁까지를 얘기하면서도 우스꽝스럽게 감상적인 면모도 있었다. 캔슬에 대한 원성이 워낙 자자했었고 아쉬움이 너무 컸을까. 캔슬된 지 8년이 넘어서 시즌 4가 넷플릭스에서 제작되어 부활했으며 그 기세를 몰아 시즌5도 제작중!

 


 

 5  매드맨 (Mad Men) AMC

 

매디슨 애비뉴의 이 미친 광고쟁이 사내들의 이야기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패션 감각을 갖추고 아메리칸 드림을 파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AMC의 '매드맨' 은 위태로운 비밀과 성공, 광고 밖의 진짜 삶을 살려고 몸부림치는 사내들의 이야기다. 베이직 케이블 채널 작품으로 프라임 타임 에미상 작품상을 수상한 (것도 데뷔 이래 4년 연속으로!) 유일한 드라마이며, 2013년 TV 가이드 선정 '역대 최고의 드라마 60'에서 6위, '미국 작가협회 선정 역대 최고의 드라마 101'에서 7위에 랭크된 승리의 '매드맨'이다!

 


 

 6  데드우드 (Deadwood) HBO

셰익스피어 식의 서사가 쏟아지는 '데드 우드'는 서부시대의 골드 러시로 문명이 창조되는 소우주를 그린다. 이 서부극은 무법에 대한 법, 야만에 대한 문명의 대결만을 그리지 않는다. 법을 만들어간 것은 그런 문제만이 아니며 뭐든지 다 가질 수 있다는 자유의 이해, 그러니까 땅을 차지하고 이득을 얻으려는 자들이 만들어간 것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힘없는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찾으려고 복작거리기도 하지만, 데이빗 밀치는 멋진 대사와 함께, 칼을 들고 제 갈 길을 헤쳐 나가는 길이길이 남을 만한 반영웅 캐릭터 앨 스웨어린전을 창조해낸다.

 


 

 7  소프라노스 (The Sopranos) HBO (동률)

대중문화의 걸작 중에서 최고의 반열에 올라 있는 TV 드라마, 텔레비전 역사상 최고의 성취, TV 드라마를 영화와 문학의 위치에 동등하게 올려놓은 작품, 케이블 드라마 최초로 에미상 드라마 부문 작품상 수상작, 2007년 영국 채널4 선정 역대 최고의 드라마, 고인이 된 주인공 제임스 갠돌피니와 함께 이 엄청난 드라마 '소프라노스'에 쏟아진 수식들이다. '소프라노스'가 없었다면 현재의 HBO도, 공중파를 압도하는 21세기 케이블 드라마들의 대약진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당근 1위에 올려놓을 작품이나, 첫 시즌이자 최고의 시즌이 90년대에 방영되어 순위를 내렸다는 포니워직의 설명!

 


 

 7  서바이버 (Survivor) CBS (동률)

2004년 NBC의 전설의 시트콤 '프렌즈'가 시리즈를 종영하면서 시트콤 전성시대가 끝이 났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스튜디오 시트콤이라는 장르가 NBC 머스트 씨 라이업의 몰락과 함께 빛이 완전히 바랜 것은 사실이지만 나머지 반의 원인은 바로 '서바이버'로 대표되는 리얼리티쇼의 돌진이었다. 21세기 들어 TV 비즈니스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이자 한계가 리얼리티쇼였다면 그 핵의 코어는 단연코 '서바이버'이다. 26시즌을 통과하며 아직도 방영이 되고 있는 CBS 최장수 프로그램 중의 하나!

 


 

 8  배틀스타 갤럭티카 (Battlestar Galactica) SyFy

1970년대 '배틀스타 갤럭티카'가 '스타 워즈'의 유행으로 태어난 아류에 그쳤다면, 2004년에 리메이크된 '배틀스타 갤럭티가'는 도덕과 믿음과 인간이 된다는 것에 대한 심오한 시선으로 써내려간 우주 서사시이다. 스몰 스크린에 정신을 홀랑 빼놓는 끝내주는 사이파이 장면을 수놓은 드라마이기도 했던 '배틀스타 캘럭티카'는 로봇에 쫓겨났던 인간들이 그들 자신만의 역사를 또 만들어가면서, 인간과 사일런이 평등하고 서로 얽힌 존재로서 알아가는 휴먼 드라마이기도 하다. 숨겨진 적과 종교적 갈등을 다루면서 포스트 9/11과 관련된 이야기로 읽히기도 했던 21세기 최고의 SF 드라마.

 


 

 9  오피스 (The Office) NBC

BBC 릭키 제바이스 버전의 동명의 드라마를 미국으로 수입한 이 불세출의 드라마는 미국 드라마 비즈니스에 모큐멘터리라는 장르를 전파했으며, 낮은 시청률로 데뷔해서 겨우 2년 만에 NBC 최고의 시청률을 이끄는 코미디로 변신한 문제작이다. 세상에서 가장 긴 여정길이라 할 것은 매일매일의 9시에서 6시까지의 그 반복되는 직장에서의 하루라는 사실을 이토록 긴밀하면서도 유쾌하게 표현한 작품을 또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10  데일리 쇼 (The Daily Show) Comedy Central 

이제는 '존 스튜어트의 데일리 쇼'로 불리는 게 더 익숙한 이 막강한 페이크 정치 풍자 토크쇼는 코미디 센트럴의 가장 오래된 프로그램이면서도 가장 진보적인 뉴스쇼라는 평가 속에서, 투나잇쇼나 데이비드 레터맨 쇼로 대표되는 트래디녀설 토크쇼와 다른 지점에서 젊은 층의 막강한 지지를 바탕으로 번성해온 21세기를 대표하는 토크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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