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사랑하는 연쇄살인범 덱스터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연쇄살인범이 누구냐는 질문의 답은 당연히 '양들의 침묵'에서 안소니 홉킨스가 순도 100퍼센트 악의 카리스마로 열연했던 한니발 렉터 박사이다. 하지만 그것도 2001년 영화 '한니발'이 개봉되기 전까지 얘기다.

 

사상 최고의 지적 살인마의 면모를 정의했던 한니발 렉터 박사는 이 영화를 통해 흔해 빠진 전형적인 악한 중의 한 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5년 후 우리는 또 한 명의 사랑스러운(?) 연쇄살인범을 맞이하게 된다. '식스 피트 언더'에서 게이의 정체성을 훌륭하게 연기해낸 마이클 C. 홀이 원톱 주연을 꿰찬 드라마 '덱스터'의 연쇄살인마 덱스터 모건이 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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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 모건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물론 원치 않는 살인을 저지르는 경우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덱스터 모건의 살인 동기는 보다 원초적이고 보다 동물적이다. 그는 어렸을 때 겪은 무시무시한 기억으로 인해 무언가를 죽이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살인 중독증 환자이다.

 

 

급반전은 여기서 일어난다. 전직 경찰이었던 덱스터의 양아버지는 덱스터가 살인범으로 붙잡혀 감옥에서 하릴없이 죽는 상황을 막기 위해 극악무도한 살인범들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마로 거듭날 것을 제안하고, 양아버지의 의도는 연쇄살인마도 처단하고 덱스터의 살인 본능도 해결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이뤄낸다.

 

선악이 물구나무를 서며 정의가 자이로드롭을 타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어찌됐든 이 독특한 플롯은 드라마적인 재미와 긴장감을 한층 증폭시키며, 2006년 시즌, 가장 성공적인 데뷔작의 반열에 '덱스터'를 올려놓으며 새로운 매력의 연쇄살인마를 탄생시켰다.

 

 

'덱스터' 아침 일상 오프닝 시퀀스 

 

 

미국의 유료 케이블 채널 쇼타임이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젖히는데 선봉을 선 작품인 '덱스터'는 2012년 9월 30일 일곱번째 시즌 프리미어 에피소드에서 300만 명이 넘는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자체 에피소드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013년 6월 30일 여덟번째 시즌이 방영될 예정이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으로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덱스터 역의 마이클 C 홀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AMC의 쌍두마차 '매드맨'과 '브레이킹 배드'에 밀려 2010년 단 한 차례 마이클 C 홀의 남우주연상 수상 기록만 빛날 뿐이다. 마이클 C 홀은 '스파르타쿠스' 앤디 윗필드가 사망으로 유명해진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에 검은색 비니를 쓰고 수상의 영예를 안아 감동을 배가시켰다.

 

2008년 12월 17일 CBS에서 14세 이하 시청불가 버전으로 편집되어 공중파 방영이 되기도 했으나, 학부모 시청자 협의회의 항의에 맞닥뜨려 첫 번째 시즌 방영 후 공중파 방영은 캔슬이 되기도 했다.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와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어둠 속의 덱스터' 등의 원작 소설이 국내에 번역이 되어 있다. '덱스터'에서 오빠와 여동생으로 나오는 마이클 C 홀과 제니퍼 카펜터는 드라마에서 만난 인연으로 2008년 9월 결혼식을 올렸으나 2010년 9월 이혼을 했다. 그래도 드라마 종영까지 일은 같이 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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