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힘겹고 복닥스러워 사랑하는 딸을 위탁모에게 1년 이상이나 방치하듯 맡겨 놓고 떠나야 했던 새라 매닝은 홈타운에 도착한 바로 그날 기차역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혹 도플갱어인가싶은 여자가 신발과 핸드백을 가지런히 놓고 촉촉한 눈빛을 한 번 보낸 후, 정거장에 진입하는 기차에 뛰어 들어 자살을 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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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라가 여자의 가방을 들고 튀었던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유혹당할 본능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본능의 유혹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신과 너무도 똑같이 생긴 여자에 대한 궁금증은 새라가 여자의 집을 찾아가도록 이끌었고, 도플녀의 통장에 7만 5천 달러가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 새라는 다시 한번 인간적인 본능의 유혹에 이끌려 소위 시체털이를 계획하게 된다.
모든 나쁜 일은 시작이 문제가 아니다. 인간적인 유혹이라면 시작은 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멈출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새라 역시 딸과의 새생활을 위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정도로 모든 것을 멈추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도플녀의 신분에 발을 담근 이상 사태는 이미 커질 대로 커져가기 시작한다.
어찌어찌 신분을 도용해서 돈을 찾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도플녀 엘리자베스 차일드는 전직 경찰이었고, 게다가 총기 도발 건으로 내사과에서 조사를 받던 과정에서 자살을 하게 되었던 바, 이제 엘리자베스 차일드의 모든 일거수일수족을 완벽하게 위장해서 돈을 들고 튀기 위해 새라 매닝은 자신을 엘리자베스로 알고 있는 엘리자베스의 남친과 살을 섞기도 해야 하고 경찰서에까지 제 발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 상황까지 이른다.
경찰서 내사건만 해결하면 모든 게 풀리게 되는 것인가? 천만에 콩떡 만만에 찰떡! 새라 매닝이 들고 있는 돈봉다리에 덱스터 의심하는 독스 형사처럼 달라붙는 파트너 형사 아트에 의해 새라의 계획은 지연되고, 그냥 지연만 되면 좋았겠지만,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한 통의 미스테리어스한 이국적인 발음의 전화와 함께 새라 매닝은 이제 살인 사건에까지 연루된다. 그냥 재규어나 타고 돈을 들고 튀겠다던 계획은 물건너갔다.
미국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또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인 파일럿 에피소드, 혹은 시리즈 첫방 에피소드는 드라마를 계속 볼까 말까를 결정하는 첫인상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가장 빠른 전개와 가장 인상적인 장면 등이 대거 삽입되며 제작진의 총력이 투입된다. 그 점에서 '오펀 블랙'의 파일럿 에피소드 역시 미국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인상적인 데뷔작으로 기록될 것이다.
능청스럽게 신분을 도용하는 새라 매닝의 눈부신 변신 연기와, 전체적인 스토리의 이면을 담당하고 있는 사건 사고들이 하나씩 하나씩 터져 나오며,도대체 뭐가 어찌된 것인지를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과 서스펜스가 불어 넘치는 '오펀 블랙' 시즌1 1화 에피소드는 정말이지 한 편의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완성된 재미가 풍부하다. 요즘 미드 뭐 볼 거 없다면 바로 강추 들어가는 에피소드다!
기차에서 자다 깨는 장면만 보면 자꾸 '첨밀밀'이 생각이 나서 ㅋㅋ
가지런하게 슈즈와 빽을 모아놓고 열차로 뛰어드는 도플녀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 요 핸드백
디자인으로 봐서는 마크 제이콥스 ㅋㅋㅋ (핸드백 몰라요!)
시체털이를 상의하는 새라 매닝
집이 아주 모던하고 세련되고. 경찰 신분에 이 무슨 삐까뻔쩍 집이냐는 나중에 밝혀지죠!
돈을 갖고 튀기 위한 은행 침투작전
덱스터 물고늘어지는 독스처럼 집요하게 덤벼드는 아트 형사
들통나기 전에 몸으로 떼우는 새라
완벽한 도용을 위해 장례식까지 감당해야 해요
독일녀 이름은 카티야 오빙거
독일 도플녀의 죽음과 함께 새라의 돈을 갖고 튀어라도 물거품이 되며 사건은 새 국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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