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베이츠 모텔'의 다섯 가지 인기 요소 완전 철저 분석

'섹스 앤 더 시티' 프리퀼인 CW 채널의 '캐리 다이어리', '양들의 침묵' 한니발 렉터의 과거 음영을 추적하는 NBC의 '한니발'과 함께 2013년 프리퀼 드라마 삼총사 중 하나로 등장해서, 2013년 4월 8일 세 작품 중 가장 빠르게 두 번째 시즌으로 리뉴얼된 A&E의 인기 드라마 '베이츠 모텔'의 인기 요소를 간소하게 다섯 가지로 분류 정리하였다. 미드 '베이츠 모텔'을 애정하는 팬의 입장에서 쓴 것인 만큼, 모자라는 점이 있다면 댓글로 지적해주시면 감사!

 

 

 

 

 

 

 1   원작의 유명세

미드 '베이츠 모텔'의 원작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그 유명한 영화 '싸이코'

 

'싸이코'는 어지간한 영화광이나 클래식 무비 팬이 아니라면 제대로 챙겨보지 않았을 확률이 생각보다 훨씬 높은 작품이나, 그렇더라도 알프레드 히치콕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설령 알프레드 히치콕이 누구인지 몰랐다 치더라도, '싸이코'라는 영화의 그 유명한 샤워커튼 살해 장면을 모르는 사람은 또 거의 없을 것이다.

 

1957년 11월 말 미국 위스콘신 주의 시골에서 벌어진 연쇄살인마 에드 긴의 엽기행각 실화를 다룬 로버트 블록의 소설 '싸이코'를 바탕으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영화화한 '싸이코'는 히치콕 감독이 사비를 털고 TV 단막극 제작팀을 활용해서 36일 만에 저렴하게 만들어낸 작품이지만,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의 반열에 오르며, 노먼 베이츠로 대표되는 싸이코 캐릭터의 고유명사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싸이코'를 TV 드라마화한 '베이츠 모텔'이 보란 듯이 성공을 이뤄내며 클래식 영화의 프리퀼이나 속편 시장이 스몰 스크린에서 대박을 터뜨리자, 우스개 말로 각 영화사들에서는 "판권 놀리면 뭐 하냐, 적당한 케이블 채널 하나 잡아서 빨리 드라마화를 시도하자, 뭐 안 되면 NBC에 팔면 되니까 안 팔릴 걱정 같은 것은 없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도 한다. 

 


 

 2   주연 배우들의 힘 

베라 파미가, 프레디 하이모어, 올리비아 쿡 등 주연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력 

 

베라 파미가에서 프레디 하이모어, 니콜라 펠츠, 올리비아 쿡, 맥스 티에리옷까지, '베이츠 모텔' 시즌1 타이틀 롤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다섯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은 놀랍기까지 하다.

 

베라 파미가가 아들에 대한 컨트롤 프릭을 자처할 수밖에 없었던 집념의 연기는,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덤벙대면서도 다소 어수선한 또 다른 모습과 어우러져, 이제 중년에 접어들어 원숙해진 배우의 연기력에서 정점을 발한다.

 

프레디 하이모어는 '베이츠 모텔'을 통해서 이제 '파인딩 네버랜드' '찰리와 초콜릿 공장' '어거스트 러쉬'에 출연했던 아역 스타의 잔재를 완전히 날려 버리고 '싸이코' 노먼 베이츠로 다시 태어났다. '싸이코' 노먼 베이츠의 광기를 드러내는 프레디 하이모어의 순간 연기력은 평소에는 귀엽고 착한 개가 공포에 눌렸을 때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대는 모습을 보는 것같이 다가서기 머뭇되는 동물적인 두려움이다.

 

브래들리 마틴 역의 배우 니콜라 펠츠는 왜 마이클 베이가 차기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여자 주인공으로 그녀를 낙점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연기를 선보인다. 연기력보다는 분위기. 딱 봐도 어장관리고, 딱 봐도 일단은 자기 중심의 이기주의가 몸에 배인 캐릭터인데도 그 분위기가 너무도 묘해 정신력 나약한 노먼 베이츠 같은 인물은 손에 넣지 못하는 낭패감에 광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올리비아 쿡과 맥스 티에리옷이 연기하는 엠마 디코디와 딜런 마셋이라는 캐릭터 역시 사랑스럽고 정이 가는 캐릭터이다. 어린 나이에도 삶의 질곡이 커서 감정의 폭이 깊을 수밖에 없는 엠마가 감동을 받았을 때 보여주는 버럭 허그는 미드 '베이츠 모텔' 짤방 소재 1위이고, 어떻게 보면 엠마와 더불어 '베이츠 모텔'에 등장하는 유일하게 정상인 캐릭터, 말하자면 싸이코적 기질이 가장 덜한 캐릭터 중 한 명인 딜런 마셋 역의 맥스 티에리롯 역시 차분하면서도 속이 깊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3   조연 배우들의 능력치

로메로 보안관, 쉘비 부보안관, 왓슨 선생님 등등 조연 배우들의 캐릭터 몰입도 만점 

 

쥐어 패기나 하던 폭력 남편이었지만 그나마 가정을 꾸리고 살던 와중에 예기치 못한 그의 죽음을 뒤로 하고 새 삶을 디자인하기 위해 맹모삼천지교하는 마음으로 옮겨 온 오레곤 주의 해안 마을에서 노마 루이스 베이츠가 만나게 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떻게 비밀과 음모로 가득한 사람들인 것 같다.

 

이방인에 대해 본능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는 셸비 부보안관에서부터, 원리원칙에 충실한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부패한 마을의 핵심이기도 한 로메로 보안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에서 닥터 벤 하몬의 판타지의 대상이었던 알렉스 브레켄릿지를 떠올리게 하는 미스 왓슨 선생님, 시즌 초반 리얼한 연기를 선보이다 아웃된 키스 써머스, 시즌1의 후반부 빌런 제이크 애버나디로 등장했던 배우 제어 번즈까지 조연배우들 모두가 몰입감이 상당한 연기력으로 시즌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4   밀도있는 구성과 수려한 연출력

'로스트'로 2010년 타임 선정 100대 인물에 뽑힌 칼톤 큐즈의 수려한 연출력 

 

ABC의 인기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로스트'의 연출로 2010년 타임지 선정 100대 인물에 선정된 명 연출가 칼톤 큐즈가 크리에이터로 나선 '베이츠 모텔'이 1990년 초반 전 미국을 마비시켰던 드라마 '트윈 픽스'를 교본으로 삼아 제작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누가 '베이츠 모텔'이 '트윈 픽스'를 완전히 베꼈다고 해도 절대 부인하지 못한다. 난 '트윈 픽스'를 정말 좋아한다. 지난 90년대에 단지 30개 에피소드밖에 방영하지 못했던 전설의 드라마 '트윈 픽스'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머지 70개 에피소드를 채워 100%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무라 생각했다."

 

'로스트'의 폭풍과도 같았던 인기를 뒤로 하고 변방의 케이블 채널 첫 번째 오리지널 스크립트 드라마 도전작인 '베이츠 모텔'을 성공시키 위한 방책이자, 오리지널 영화 '싸이코'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프리퀼이라는 소재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교본으로 '트윈 픽스'만한 것은 없었다는 게 칼톤 큐즈의 고백이다.

 

시즌1을 마친 '베이츠 모텔'이 알프레드 히치콕의 클래식 고전 '싸이코'로부터 자유롭다는 느낌은 확실하다. '싸이코'가 마른 공포를 심어주는 방식이었다면, '베이츠 모텔'은 해안 마을 전체에 깃들여 있는 습한 공기와 자욱한 안개마냥 눅진한 서스펜스였다는 느낌이다. 칼톤 큐즈의 '베이츠 모텔'이 알프레드 히치콕과 '싸이코'에 대한 오마주가 아니라 데이빗 린치와 '트윈 픽스'에 대한 오먀주였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5   눈을 뗄 수 없는 세트와 소품

세트에서부터 소품, 패션, 악세사리, 자동차 등 눈을 뗄 수 없는 모던 느와르풍의 분위기

 

미드 '베이츠 모텔'의 인기 요인 중 가장 사소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말하자면 한 번 보고 마는 드라마인가,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볼 정도로 애정이 듬뿍 담긴 드라마인가를 가르는 요소는 단연코 눈을 뗄 수 없는 세트와 소품, 패션 등의 요소이다.

 

알려졌다시피 A&E의 미드 '베이츠 모텔'은 연대기적인 순서로는 프리퀼로 과거의 시점이지만, 시공간적으로는 오리지널 영화 '싸이코'로부터 50여 년이 훌쩍 지난 2013년 현재이다. 오리지널 영화의 클래식한 느낌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1950년대 느와르와 모던 데이 현재의 아이폰 미림바 벨소리가 공존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모던 아메리칸 느와르 풍의 세트와 소품, 패션, 악세사리 등을 대거 배치했다.

 

그리하여 탄생된 '베이츠 모텔'의 화면 요소요소에는 노마 베이츠의 클래식 벤츠와 애버나디의 신형 캐딜락이 공존하고, 엠마의 오리지널 진홍색 폭스바겐 비틀과 셸비 부보안관의 사륜구동 지프가 나란히 달리며 과거와 현재가 신기하게 공존하는 클래식 모던 컨템포러리 구성이 완성된다.

 

이렇게까지 표현하면 오바가 될 수도 있겠지만, A&E의 미드 '베이츠 모텔'은 최고 귀족 사회의 최상층의 눈요기를 보여주었던 영드 '다운튼 애비' 이후 가장 완벽한 시각적 행복이다.

 

한마디로 모든 게 다 예쁘다. 어떻게 하면 저런 디자인의 저런 칼라가 굴러 다닐 수 있을지 상상이 안 갈 정도로 매혹적인 노마 베이츠의 메르세데츠 벤츠와 엠마의 오리지널 비틀, 촛대에서부터 계단, 조명, 식탁, 액자, 그릇, 러그, 커튼 등등 눈에 띄는 모든 소품이 완벽한 컨템포러리 아메리칸 느와르 스타일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는 베이츠 모텔의 내부 인테리어까지 그야말로 클래시하다!

 

게다가 엄마에서부터 애들까지 옷들은 어쩜 그렇게도 예쁜 것들만 골라 입고 나오는지. 노마 베이츠의 단아하면서도 매혹적인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패션 코드에서부터, 브래들리의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 엠마의 단정하고 수수한 스타일에 차기 싸이코 시리얼 킬러로 변신할 노먼 베이츠의 모범생 스타일은 캐릭터를 살릴 수 있는 패션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코디의 정석을 말하고 있다. (딜런의 패션감각이야 논외로 치더라도, 오토바이 몰고 가는 간지가 있으니 그냥 봐주자!)

 

2009년 테리 길리엄의 영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으로 아카데미 의상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베이츠 모텔'의 의상 담당 모니크 프리돔은 1950년대의 히치콕 스릴러에 깊게 배인 클래식 다크 스타일의 색채를 모던 데이 버전, 아니 보다 광범위하게는 30년대부터 60년대까지의 모든 클래식 스타일을 하나로 섞어 녹인 듯한 분위기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일례로 모니크 프리돔은 활달하고 거의 자의식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에 금발미녀 특유의 매력을 겸비한 노마 베이츠의 패션을 만들어내기 위해 마릴린 먼로나 오드리 헵번 등의 고전 영화배우를 연구했으며, 그 모든 배우를 섞은 분위기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